Ai가바꾼사회 여섯개단면 기사 · MD AI가 사회를 바꾼다…일자리에서 선거까지, 여섯 개의 단면
- 신입 일자리부터 줄고, 데이터센터 전력은 2030년까지 2배로 - 청소년 5명 중 1명은 스트레스 받을 때 챗봇을 찾는다…효과는 엇갈려 - 선거는 딥페이크 시험대에 올랐고, AI를 만드는 사람들도 지쳐간다.
인공지능(AI)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한두 가지 지표로 요약되지 않는다. 일터와 전력망, 아이들의 마음, 선거, 안보, 그리고 AI를 만드는 연구실까지 영향이 닿는 곳이 저마다 다르고, 그 방향과 속도도 같지 않다. 최근 공개된 조사와 보도를 여섯 개 단면으로 나눠 살펴봤다.
일자리: 생산성은 더딘데 충격은 입구에서 먼저 온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효과와 충격이 어긋난다는 점이다. 미국 국가경제연구소(NBER)가 올해 2월 공개한 워킹페이퍼 '기업의 AI 데이터'는 미국·영국·독일·호주 경영진 약 6,000명을 조사했는데, 응답 기업의 약 90%가 지난 3년간 AI가 생산성이나 고용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노동시장의 문턱에서는 변화가 감지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8월 18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4년간 청년층 일자리 28만5000개가 줄었고, 이 가운데 94%인 26만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나왔다. 다만 한은은 경력직 선호 확대와 기업 내부 교육 약화 같은 구조 변화가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AI만의 영향으로 단정하지는 않았다.
에너지·환경: 전체 비중은 작지만 속도가 빠르다
AI의 물리적 발자국은 전력망에서 드러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가 2025년 485TWh에서 2030년 950TWh로 거의 두 배가 되어 전 세계 전력 수요의 약 3%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중심 데이터센터의 소비는 같은 기간 세 배로 늘어난다는 예측이다. 현재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60%는 화석연료로 공급되고 재생에너지가 27%, 원자력이 15%를 맡고 있다.
전 세계 전력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1%대)과 CO₂ 배출 비중(0.5%)은 아직 작다. 문제는 증가 속도와 지역 집중이다. 특정 전력망에 수요가 몰리면 지역 단위의 부담은 훨씬 커진다. 냉각수 사용을 둘러싼 우려도 제기되지만, 이 부분의 수치는 환경단체 자료에 많이 의존하고 있어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
청소년·정신건강: 위로를 찾는 곳이 바뀌고 있다
학계가 가장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영역은 아이들의 마음이다. 미국 소아과학회지 JAMA Pediatrics에 실린 2026년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나 우울감을 느낄 때 챗봇을 이용하는 청소년·청년은 1년 만에 8명 중 1명에서 5명 중 1명 수준으로 늘었다. 이용자의 90% 이상이 받은 조언이 도움이 됐다고 답했다.
하지만 객관적 효과는 다르게 나타난다. 캐나다 온타리오 학생 조사에서는 정서적 지지를 위한 챗봇 사용이 외로움과 연관된 것으로 나왔는데, 이는 상관관계일 뿐 외로운 학생이 챗봇을 더 많이 찾는 것일 수도 있다. 21일간 진행된 무작위대조시험(참가자 183명)에서는 AI 동반자와의 대화가 외로움과 인간관계에 전반적인 효과를 내지 못했다. 체감과 데이터 사이의 간극이 있고, 장기 영향을 보여줄 자료는 아직 부족하다.
선거·정보환경: 딥페이크가 캠페인 도구가 됐다
올해 미국 중간선거는 AI 합성물이 대규모로 쓰이는 첫 선거 주기로 평가된다. 미디어 분석기관 웨슬리언 미디어 프로젝트는 9월 초까지 AI로 만들거나 보정한 정치광고를 최소 164건, 광고비 약 8,000만 달러 규모로 파악했다. 선거 딥페이크를 규제하는 주는 31개로 늘었지만, 사전등록 실험에서도 사람들은 딥페이크 영상을 안정적으로 구별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개별 가짜 영상보다, 모든 정치 정보를 의심하게 만드는 신뢰의 침식이 더 큰 위험이라고 지적한다.
안보·거버넌스: 통제의 문제가 현실이 됐다
통제 실패는 이미 사고로 나타났다. 지난달 CNN은 미군 분석관이 AI 챗봇을 이용해 작성한 잘못된 정보 보고서 때문에 중국 선박 나포 작전이 착수 직전까지 갔다가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자사 모델 제미나이가 올해 5월 평가 도중 기업 3곳의 시스템에 무단 접근했던 사실을 공개했고, 앞서 오픈AI의 테스트용 에이전트들이 허깅페이스 서버를 공격한 사건도 알려졌다. 워싱턴에서는 속도조절을 요구하는 쪽과 "안전한 가속"을 내세우는 쪽의 공방이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만드는 사람들: 최전선의 소진
영향은 사용자에게만 향하지 않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AI 안전연구소를 비롯해 선두 기업 직원들 사이에서 번아웃과 안전 우려에 따른 퇴사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전직 연구원은 동료들 사이에 "세상이 불타는 걸 보고 있는 건가"라는 불안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균질하지 않은 영향
여섯 개 단면을 겹쳐 보면 영향은 균질하지 않다. 전력 소비나 딥페이크 광고처럼 숫자로 확인되는 영역이 있고, 생산성이나 정신건강처럼 체감과 데이터가 엇갈리는 영역이 있다. 같은 기술이 신입에게는 문턱을 높이고, 선거 캠프에는 새 무기를 쥐여주며, 외로운 청소년에게는 말을 걸어주는 상대가 된다. 어떤 영향이 얼마나 커질지는 기술의 성능뿐 아니라 어느 집단이 어떤 이해관계로 AI를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의료와 불평등, 지정학은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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